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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애등에로 2년 만에 매출 10억원, 곤충산업 대표주자 김태훈 푸디웜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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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626회 작성일 19-09-10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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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디웜 김태훈 대표가 동애등에를 들어보이고 있다.


동애등에라는 생소한 곤충에 미래를 건 사람이 있다. 김태훈 푸디웜 대표(36)의 이야기다. 김 대표가 '동애등에의 남자'가 된 건 2008년 대학생 시절 농촌진흥청 유용곤충과(현 곤충산업과)에서 인턴으로 일하면서 부터다. 이후 11년간 동애등에 연구를 이어오고 있다. 그는 “처음 동애등에 이야기를 들었을 때부터 호기심이 생겼다”고 했다. 사료, 비료, 바이오디젤 등의 원료로 사용되는 동애등에의 무궁무진한 활용 가능성에 매료된 것이다. 그는 대학 졸업(화학 전공) 후 석사 과정에서 동애등에를 계속 연구하던 중 동애등에 사업화를 위해 2016년 푸디웜을 창업했다.

“세계 곤충시장은 모두 도입기”

푸디웜은 동애등에 유충을 사용해 반려동물과 파충류를 위한 간식 및 사료를 만들고 있다. 동애등에는 파리목 동애등에과에 속하는 곤충으로 2~3cm로 자란다. 칼슘, 단백질이 많고 키토산 함유량은 전체 유충 가운데 최상위권이다. 10일 정도면 다 키울 수 있어 가격 경쟁력 등 시장성도 좋은 편이다. 반려동물 시장이 커지고 프리미엄 사료의 수요도 함께 증가하면서 푸디웜의 매출은 창업 2년만에 10억원(2018년)까지 늘었다.

​“곤충산업이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많다”는 말에 김 대표는 “그런 얘기는 10년 전에도 똑같이 나왔다”며 웃었다. 곤충산업이 중요하다는 말은 과거부터 나왔지만 크게 주목받은 기업은 많지 않다. 이는 전세계적으로 비슷한 양상이다. 캐나다 곤충기업인 엔테라는 김 대표가 푸디웜을 창업하면서 벤치마킹했던 곳으로, 곤충 선도적인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그런 회사도 창업 2년밖에 안된 푸디웜 제품을 분석해 비슷한 상품을 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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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디웜의 동애등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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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에 있는 푸디웜 기업부설연구소


​김 대표는 “해외 곤충시장에서도 투자금은 몰리는데 뚜렷한 매출 성장세를 보이는 곤충기업은 많지 않다”며 “다른 관점으로 보면 한국 곤충기업이 세계 시장에서 선두권으로 성장할 수도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곤충산업은 이제 도입기를 지나 2년 내 성장기를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며 “세계 무대에서 외국 기업들과 경쟁에서 이기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푸디웜은 현재 국내산 동애등에만 사용하고 있다. 안정된 원료 확보를 위해 20% 물량은 자체 농장(스마트팜)에서 조달하고, 나머지 80%는 국내 계약 농가에서 구입한다.국내 농가과 함께 성장해야 장기적으로 한국 곤충산업을 유망 산업으로 키울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정상급 바리스타와 함께 곤충 로스팅

김 대표는 동애등에 유충으로 파충류용 사료를 먼저 만들었다. 파충류 애호가들의 호응을 확인 뒤 제품 개발을 반려동물용으로 확장했다. 프리미엄 사료 및 간식을 원하는 견주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그가 고향에서 개 10마리 이상을 키운 경험도 상당한 도움이 됐다. 푸디웜이 로스팅해 내놓은 간식의 맛과 향이 다른 제품보다 뛰어나다는 소문이 퍼졌다. 여기서 로스팅(roasting)은 원두를 볶거나 오븐에 고기를 구울 때 쓰는 말과 동일하다. 푸디웜은 유충을 세척한 뒤 갈아서 볶아내는 과정을 반드시 거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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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전시회에 참가한 푸디웜의 부스. 방문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빠르게 성장했지만 우여곡절도 많았다. 로스팅 과정을 도입하게 된 것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궁여지책이었다. 푸디웜이 제품 생산을 본격 늘려갈 무렵, 다른 경쟁업체가 중국산 동애등에를 kg당 2000원에 사들여 값싼 사료제품을 시장에 내놓았다. 푸디웜이 이용하는 국산 동애등에는 kg당 5만원에 달했다. 한 사료유통업체 대표는 김 대표에게 “품질도 좋고 젊은 사람이 열심히 하길래 제품을 쓰려하는데 공급단가가 너무 차이나서 안될 것 같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한 달만 시간을 달라고 했다. 경쟁업체는 공공연하게 푸디웜을 "밟아 놓으려한다"고 말하고 다녔다고 한다.

김 대표는 제품 차별화를 위해 동애등에 유충을 먹기 좋게 구워보자고 생각했다. 국내 정상급 바리스타를 섭외한 뒤 온도와 시간을 달리해 다양한 방식으로 구웠다. 바리스타들은 오히려 신기해했다. 커피 원두 볶는데 집중하던 이들에게 곤충을 굽는다는 건 새로운 도전이었다. 한 달 동안 수백개의 샘플을 만들어 색깔과 향으로 1차 검사를 한 뒤 직접 먹어봤다. 동애등에를 하루종일 끼고 다니면서 연구한 그였지만 먹어본 것은 그 때가 처음이었다. 김 대표는 “그만큼 절박했고, 이 기회를 못 살리면 끝이라는 두려움이 있었다”고 했다. 먹어보니 어땠느냐는 질문에 그는 “고소한 새우깡 맛이 났다”며 웃었다.

푸디웜이 한 달만에 완전히 다른 품질의 제품을 내놓자, 사료유통업체들은 물량을 더 요구하기 시작했다. 중국산 동애등에를 쓴 경쟁업체 제품은 '싸구려'로 분류됐다. 세척도 제대로 하지 않아 금방 곰팡이도 났다. 푸디웜 제품은 로스팅을 통해 방부제를 쓰지 않고도 유통기간이 1년 가량 유지된다. 로스팅 과정에서 빠져나온 지방분이 사료 전체를 코팅해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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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디웜의 충부 공장 전경


​푸디웜이 개발한 로스팅 기법은 지난해 특허청의 기술가치평가 중 농산업 분야 2등을 차지했다. 수백억원 매출의 바이오 회사들과 경쟁에서도 우위를 차지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농업실용화재단이 투자보고서를 받아 기술 등급을 나눴을 때도 농산업 분야 최고 등급을 받았다. 지금은 국내 유력 식품업체들과 반려동물 사료 제조 및 유통을 위한 협의를 하고 있다. 푸디웜은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농림축산식품부가 선정하는 9월의 ‘A-벤처스’에 뽑혔다. 새로운 곤충 분야에서 사업화한 공을 인정받았다. A-벤처스는 농업(Agricultrue)과 벤처기업(Ventures)을 합친 말로, 농식품 창업 붐을 확산하고 국민의 관심을 모으기 위해 우수한 농식품 업체를 선정하는 사업이다. 미국 만화 마블코믹스에 등장하는 어벤저스를 연상하게 한다.


동애등에, 키틴질 다량 함유한 미래 먹거리

농촌진흥청 인턴 시절, 그는 동애등에 사육통을 늘 끼고 다녔다. 유충을 넣어둔 사육통을 침대 옆에 두고 잘 정도였다. 화장실을 가거나 차로 이동할 때도 늘 데리고 다녔다. 항상 끼고 다니면서 관찰일지를 썼다. 동애등에가 온도, 습도, 먹이 주는 패턴에 따라 어떻게 반응하고 성장하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그의 이런 노력은 동애등에를 키우는 스마트팜 기술을 개발하는 데까지 도움을 줬다.

김 대표는 농진청에서 연구하던 곤충 자동사육기술을 바탕으로 동애등에를 키울 수 있는 스마트팜을 조성했다. 동애등에가 자랄 수 있는 콘테이너 환경을 만든 뒤 7.5m 길이의 컨베이어벨트를 설치해 그 위에서 곤충을 키우는 것이다. 동애등에를 끼고 살며 얻은 결과물이 도움이 됐다. 곤충 스마트팜을 통해 일반 농가보다 같은 면적 대비 3배 많은 생산량을 얻을 수 있었다. 노동력도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파이프라인으로 동애등에에게 반자동으로 먹이를 준다. 이를 통해 푸디웜은 자사 동애등에 원가를 kg당 5000원으로 낮추는데 성공했다. 경쟁사에 비해 8배 가까이 저렴하다. 방혜선 농진청 곤충산업과장은 "동애등에는 가축 및 반려동물 사료로 기존 단백질 제품을 대체하기에 훌륭한 영양 성분을 갖추고 있다"며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측면에서도 기존 사료보다 탄소 배출량도 적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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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디웜의 스마트팜. 단촐해보이지만 수많은 노하우가 결합돼 있는 시설이다.

동애등에는 영양분이 많으면서도 키우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아 가격 경쟁력이 좋다. 식용 곤충 또는 향후 먹거리로 꼽히는 갈색거저리는 2~3개월, 귀뚜라미는 그 이상, 장수풍뎅이는 1년 가까이 시간이 걸린다. 그러나 동애등에는 한번 키우는데 10-20일이면 충분하다. 병충해에도 강하다. 다른 곤충에 비해 산이나 염기에 강하다. 영양분도 많다. 동애등에는 파리목이지만 성충이 되면 입이 퇴화한다. 파리처럼 음식물을 옮겨다니면서 병을 만들지 않는다. 유충일 때 축적한 에너지를 성충일 때 활용하기 때문에 영양분을 많이 함유하고 있다. 동애등에 유충은 칼슘이 많아서 애벌레인데도 표피가 단단하다. 미국에서 ‘피닉스(불사조) 웜’으로 불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김 대표는 동애등에가 가진 다량의 키토산을 추출하기 위한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게나 새우같은 갑각류에서 보통 키토산을 많이 뽑아낸다. 동애등에에서 키틴을 뽑아낸다면 원가가 훨씬 저렴해지기 때문에 사업화의 기회도 많다는 평가다. 샴푸, 치약, 탈취제 등 위생용품에 쓰거나 화장품 등에도 사용할 수 있다. 키토산의 뛰어난 면역 효과를 활용하는 것이다. 여드름 등 피부 트러블 해결에도 효과가 있다고 푸디웜은 설명했다. 푸디웜은 우선 동애등에에서 추출한 키토산을 가지고 동물용 상처치료제를 개발했다. 현재 동물 임상실험까지 마친 상태다. 김 대표는 “아직까진 인공첨가물의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따라가긴 쉽지 않다”며 “지속적인 기술 개발을 통해 격차를 따라잡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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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애등에를 키우고 있는 푸디웜 농장


외국 기업들도 동애등에의 다양한 활용 가능성을 보고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동애등에로 동물사료를 만드는 네덜란드 기업 프로틱스(Protix)는 2017년 약 600억원의 투자를 받고 생산량을 기존의 10배 이상으로 늘리고 있다. 네덜란드 정부는 현재 양식어 사료로 쓰이는 동애등에를 양돈, 양계로 확대할 방침이다. 네덜란드 농식품부 고위 관계자는 “프로틱스가 새 공장을 연 것은 ‘순환 농법’의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김 대표는 “준비된 기업만이 세계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며 “한국 곤충 산업의 미래를 이끌고 싶다”고 말했다.

FARM 에디터 김형규

nong-up@naver.com

청주=더농부

사진=더농부·푸디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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